현재 XX 유치원을 비롯한 여러 유치원에서 어린이 동화책으로 위장한 괴서(怪書)가 기부물품 안에 섞여 발견되었습니다.
표지와 내용을 찍은 사진 및 설명을 함께 보내니 꼭 보시고 유사한 내용의 책을 원내에서 발견하면 꼭 회수하시고 경찰에 신고하시기 바랍니다.
표지를 다른 동화책으로 위장하거나 내용이 조금 바뀌는 경우도 발견되었으니 꼭 자세히 확인 바랍니다.
표지: "우리는 무엇이든 될 수 있어요!" (어린 아이의 가슴 한 가운데에서 빛이 나고 그걸 검은 손이 가리키고 있는 그림. 손의 주인은 표지 밖에 있어 보이지 않음)
1페이지: "정말 슬픈 일이지 않니?" (연설하는 듯한 제스처의 검은 손 그림. 표지에서와 같이 팔 끝은 페이지의 끝에 닿아 몸체가 다 보이지 않고 팔과 손만 페이지 안에 그려짐)
2 페이지: "뭐가?" (표지와는 다른 여자아이가 손을 보며 묻는 그림)
3 페이지: "눈이 두 개고, 팔다리가 네 개고, 내장의 크기가 모두 똑같은 거 말이야." (축 처진 검은 팔의 그림)
4 페이지: "그건 당연한 거 아니야?" "아니야. 한 번 생각해봐......." (옆에 물음표가 크게 그려진 의문스러운 표정의 아이 그림)
5~6 페이지: "여덟 방향 모두에 눈이 달려 있으면 어떨까?" (정수리, 턱밑, 뒤통수와 관자놀이 양쪽에 눈이 달린 채 감탄하는 아이와 아이를 둘러싼 기다란 검은 손 그림)
7~8 페이지: "폐와 폐 사이에 폐 하나가 더 있는 건?" "와! 훨씬 더 길게 숨을 마실 수가 있어!" (비정상적으로 가슴이 부풀어오르고 눈이 반쯤 튀어나온 아이와 몸 안에 손을 집어넣은 듯한 검은 팔 그림)
9~10 페이지: "뇌에다 (해석불가) 기관을 다는 건 어때?" "와! 이제 달의 세 번째 국면이 보여!" (참수된 머리 사진. 현재까지 신원 불명. 원본 사진을 두 페이지에 넣기 위해 양옆으로 늘이느라 사진이 왜곡된 것으로 추정. 확실치 않음)
11 페이지: "이런 멋진 일들이 가능한 줄은 몰랐어. 그렇지만 어떻게 내 몸을 변화시킬 수 있는 거지? 의사 선생님한테 부탁하면 해주실까?" (다음 페이지의 검은 손에게 묻는 아이의 그림)
12 페이지: "아니! 절대로 의사에게 가선 안 돼! 이런 얘기를 하면 너에게 약을 줄 텐데, 그 약을 먹으면 다시는 아까 느낀 것을 느끼지 못하게 될 거야!" "정말! 그럼 어떡하지?" (검지만 펼치고 양옆으로 흔드는 검은 손 그림)
13 페이지: "간단해! 박길산 아버지로부터 이 마법의 검은 알약을 받는 거야!" (허공에 떠 있는 검고 울퉁불퉁한 구형의 약과 그것을 가리키는 검은 손 그림)
14 페이지: "박길산 아버지? 너희 아버지셔?" "나만의 아버지가 아니야! 우리 모두의 아버지시지!" (의문스러워하는 아이 그림)
15~16 페이지: "박길산 아버지께서는 1889년 7월 29일 지금의 나주 지역의 가난한 농부 집안에서 태어나셨어. 그 분이 태어나시던 날 박길산 아버지의 어머니께서는 하늘 상제님께 '이 아이는 곧 나의 아들이니, 하늘과 같이 돌보아야 할 것이다!'라고 외치는 꿈을 꾸셨대. 그렇게 태어난 박길산 아버지께서는 태어나자마자 걸어서 집을 나와 하늘 상제님께 기도를 올려 사람들을 놀라게 하셨어." "와! 정말 대단하다!" (촌락 공터에서 기도하는 아기와 그 주변을 둘러싼 사람들의 그림)
17 페이지: "박길산 아버지가 20대 파릇한 청년이던 시절, 일제강점기가 시작됐어. 나쁜 일본인들에게 고통받는 조선 사람들을 두고 볼 수 없었던 박길산 아버지께서는 지리산에 들어가 '아버지 하늘 상제님 도와주세요'하고 기도를 하셨지." (산 속에서 무릎을 꿇고 기도하는 청년의 그림)
18 페이지: "그러자 갑자기 하늘에서 큰 소리가 들렸어. '어찌 너가 나에게 도움을 청하느냐. 너는 나의 아들이니 너는 장성하였고 나는 늙었으므로 너에게 상제 자리를 양위할 때가 이제 되었다. 내 너에게 지상의 만물을 다스릴 힘을 이미 물려주었으니, 그것으로 직접 신의 자리에 오를 수 있으리라.' 박길산 아버지께서는 깜짝 놀라셨지만, 이내 하늘 상제님의 뜻을 알게 되었지!" "아하! 그래서 아버지라고 부르는 거구나!" (구름 사이로 그려진 상제의 그림과 놀라 자빠진 청년의 그림)
19~20 페이지: "그 뒤로 박길산 아버지께서는 산 속에서 마법의 알약을 만드셔서, 상제님에 대한 신심이 출중하고 외세에 당당히 맞서 싸울 수 있는 사람들에게 나눠주고 있어! 그 사람들은 박길산 아버지와 함께 하늘궁에서 행복하게 살면서, 다가올 민족 통일의 날을 기다리고 계시지!" (안이 전혀 보이지 않는 동굴 입구의 사진. 현재까지 위치 불명)
21 페이지: "이야, 그럼 너도 박길산 아버지께 마법의 알약을 받고 그렇게 변한 거구나! 동굴도 가본 거야? 나도 가보고 싶어! (신난 아이의 그림)
22 페이지: "하하, 물론이지. 하지만 박길산 아버지께 알약을 받으려면 먼저 자격을 증명해야 해." (엄지를 세운 검은 손 그림)
23 페이지: "먼저, 아버지께서 너의 이름을 알아야 해. 여기 적어봐!" (검은 손이 이름을 적을 수 있는 빈 칸을 가리키는 그림)
24 페이지: (웃으면서 정면을 쳐다보는 아이 그림)
25 페이지: "그 다음에는 준비물이 필요해! 산에서 이렇게 생긴 꽃을 찾아서 한 송이 꺾어와! 그리고 물을 받아서 피를 타고 부모님의 머리카락 한 올을 각각 가져오는 거야!" "피? 무서운데......." "걱정 마! 아버지한테 알약을 받게 되면 앞으로 피 흘릴 일은 절대 없을 거니까!" (물 대접, 칼, 피, 머리카락 등 준비물들을 나열한 그림과 함께 검은 손이 교통사고를 당해 눌러붙은 고양이 시체의 사진을 가리키고 있음)
26 페이지: "그런 다음에는 머리카락과 피, 그리고 꽃을 갈아 넣은 대접을 어른들이 볼 수 없는 곳에다 놓고 기도를 올리는 거야! 이 말을 세 번 따라하면 돼. '삼구식묘 삼목 다라이 삼하 바라하.'" "무슨 뜻이야!" "하늘나라 언어라 사람은 이해할 수 없어. 약을 먹으면 이해하게 될 거야! 자 얼른 따라해봐!" (웃으면서 정면을 쳐다보는 아이와 정면을 향해 손바닥을 펼친 검은 손 그림)
27 페이지: "이제 부모님이 있는 곳으로 가보면, 부모님들께서 바닥에 납작 엎드린 채 가만히 누워계실 거야." "뭐? 혹시 부모님이 다친 건 아니지?" "그럴 리가! 너는 이제 박길산 아버지의 자식이니까 이전 부모님과의 대를 끊는 마법이 필요할 뿐이야. 그러고 나면 너희 부모님은 아버지의 자식을 맡아 기른 보모로서 보상을 받게 될 거야." (가정집을 배경으로 왼쪽에는 놀란 아이의 어깨에 손을 얹은 검은 손과 오른쪽에는 엎어져 있는 부모가 그려져 있음)
28 페이지: "이제 거의 마지막이야! 집에 있는 전화기를 걸고 010-xxxx-xxxx로 전화를 걸어. 널 도와줄 아저씨들이 와주실 거야." (현관문 그림)
29-30 페이지: "굳이 문을 열어둘 필요는 없어. 아저씨들이 다 알아서 해 주실 거야." (활짝 열린 아파트 현관문을 내부에서 찍은 사진. 바깥은 어두워 아무것도 보이지 않음. 현재까지 위치 불명)
31 페이지: "그런데 큰입아. 혹시 유치원 선생님이 이 책을 보시고 빼앗아 가기라도 하실까 걱정이 돼." "걱정 마. 그럴 때를 대비해서 내가 또 꾀를 한 수 냈지." (엄지를 척 든 검은 손과 걱정하는 아이의 그림)
32 페이지: "정말? 그게 뭔데?" (흰 침대에 누워 있는 아이 형상의 사진. 모자이크가 쳐져 있어 정확히 식별할 수는 없으나 비정상적으로 빨간 색임)
33-34 페이지: "어른들은 있지, 내 얼굴이나 얼굴 그림을 보면 너무 우스꽝스럽게 생겨서 눈알이 튀어나오고 창자를 토할 정도로 웃게 된대! 그래서 나는 너희들한테 나눠준 책들 몇몇에, 특히 엄하다고 소문난 유치원에 내 얼굴 사진을 끼워놨어! 만약 보게 된다면 선생님들도 기분이 좋아지셔서, 박길산 아버지의 뜻을 이해하시게 될 거야!" "그럼 아까 넣은 다른 사진들은 뭐야? 그걸 보면 어떻게 돼?" "그건 여기선 비밀! 다른 책에서 알게 될 거야! 만일 읽고 있는 우리 친구가 어른이라면, 다른 책도 찾아봐. 적어도 뭐가 올지는 미리 알아두는 게 그나마 나을 테니까. 그럼 안녕!" (정면을 보며 환하게 웃고 있는 아이와 검은 손 그림)
뒷 표지: (두 개의 검은 손 그림. 하나는 놀랍다는 듯이 손을 위로 쳐들고 있고, 다른 하나는 표지 밖에 있을 다른 검은 손의 가슴 쪽을 가리킴)
출처
https://gall.dcinside.com/mgallery/board/view/?id=napolitan&no=8405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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나폴리탄- [긴급] 원내에 이런 동화책 발견 시 즉각 회수 바랍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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